美 잠정적 수출 통제 리스트 갱신, ‘中 기업’ 13곳 겨냥했다

'중국 때리기' 이어가는 美, 미검증 기관 명단에 中 기업 대거 추가
미국의 '수출 통제 연합' 형성, 반도체 중심으로 우호국 끌어들인다
'ASML' 보유국 네덜란드부터 한국까지 참전, 中 반도체 궐기 꿈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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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잠정적 수출 통제’ 대상 명단에 중국 기업 13곳을 추가했다. 19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날 관보를 통해 중국 PNC 시스템을 비롯한 13개 기업을 ‘미검증 기관 명단(UVL·Unverified List·수출 통제 우려 대상)’에 추가 올렸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수출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꾸준히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中 기업 견제 나선 美, 중국 대사관 “불공정하다”

미검증 기관 명단은 수출 통제 명단(Entity List)의 직전 단계다. 미국 기술이나 상품을 수입할 자격이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인지 결정하지 못한, 즉 미국 관리들의 ‘현장 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기업들이 이름을 올린다. 이번에 새롭게 미검증 기관 명단에 추가된 중국 기업은 장쑤성 소재 PNC 시스템, 베이징 셍보 시에퉁 테크놀로지, 광저우 신웨이 트랜스포테이션, 샤먼 플렉서스 등이다.

자국 정부의 불허로 미국 관리들의 현장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들 기업은 조 바이든 행정부 정책에 따라 60일 뒤 수출 통제 명단에 포함된다. 그러나 현장 조사가 허용되고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곧바로 명단에서 이름을 내릴 수 있다. 실제 지난 8월 미국은 중국 기업 등 27개 단체를 잠정적 수출 통제 대상 명단에서 제외한 바 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국가 안보의 개념을 일반화해 특정 중국 기업에 대해 차별적이고 불공정한 관행을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경제와 무역 문제를 정치·무기화하고 있으며, 이번 UVL 추가 등재 역시 이 같은 미국의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수출 통제에 우호국 끌어들이는 美, “韓도 예외 아냐

이처럼 미국은 반도체 중심 대중국 수출 통제 강화 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반도체 중심 수출 통제에 우호국을 본격적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엘렌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12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수출 통제를 혼자 할 수 없다”며 “미국과 동맹들을 적으로부터 보호할 수출 통제 체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에스테베스 차관은 반도체를 예로 들며 그 분야의 기술과 생산 능력을 갖춘 소수 국가가 수출 통제 체제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도 새로운 수출 통제 체제 참여 대상에 포함되냐는 질문에는 “한국은 확실히 그런 나라며, 한국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런 것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콘퍼런스 패널로 나온 곤잘로 수아레스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 부차관보 역시 “한국 같은 역내 국가가 생산된 민감한 품목이 중국의 군사 현대화 프로그램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의 수출 통제 협조를 강조했다.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을 필두로 세계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축에 서 있는 네덜란드 역시 미국의 압박 아래 대중국 수출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2018년부터 ASML의 대중국 수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네덜란드 정부가 칩 제조 장비 수출에 대한 새로운 대중국 규제를 시행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미국의 대중국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는 또 다른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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