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실리콘밸리은행에서 퍼져나간 금융시장 균열 소리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후폭풍, 찰스 슈왑 은행도 위험 소문 한 달 사이 주가 32% 빠져, 30일 하루 종일 4.96% 하락 전문가들, 금리 인하 이외에 탈출구 없는 은행들 많아

3월 31일 ‘실리콘밸리’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후폭풍의 다음 타겟은 찰스 슈왑’

30일(현지 시간) 모건스탠리 마이클 사이프리스 연구원은 “찰스 슈왑 고객들이 예금을 머니 마켓으로 인출하고 있고, 결국 (실리콘밸리은행에서와 마찬가지로) 자본 수익률을 낮추고 실적에 대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최근 한 달 사이 찰스 슈왑의 주가는 32%가량 하락했고, 특히 보고서가 나온 직후인 30일은 장 중 4.96% 하락세로 마감했다.

3월 30일(현지 시간) 주가 하락/사진=찰스 슈왑 홈페이지

가시지 않은 금융 불안정성, ‘제2의 실리콘밸리뱅크 사태’ 오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퍼스트리퍼블릭뱅크(FRC) 주가가 전날보다 4.00% 하락해 13.69달러에 마감된 것을 비롯, 미국의 지방은행들 주가가 모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가시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는 미 연준이 고강도 긴축정책으로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끊기지 않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단순한 유동성 위기를 넘어 이제 부채 상환에서도 문제가 생기는 은행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장은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매각하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금리 상승으로 인해 매각 가능한 자산들의 가격이 크게 떨어진데다,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들의 경우 상환이 힘들어져 금융비용이 더욱 증가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위험 신호에 대한 경고장을 받은 도이체방크와 더불어 미국 시장에 채권 및 부동산 등의 자산을 통해 고수익을 확보하고 있던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금리 인상에 장기간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리 상승으로 잡은 것은 물가, 놓친 것은 금융 시스템 안정성?

미 국채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금융기관의 경우 채권 만기가 올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유동성 자산을 넉넉하게 확보하고 있을 경우에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은행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채권 발행 당시 대비 금리가 크게 인상된 탓에 채권 거래 가격이 하락했으나, 만기가 되면 원금을 상환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동성이 부족해 저가에 미 국채를 팔아야 하는 기관들과 부동산 등의 기타 위험 자산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대부분의 은행들은 이번 위기를 타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들은 채권 시장 불안 및 은행 불안에 예금 보호를 위해 예금 대신 머니 마켓 펀드(MMF) 등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고, 예금 대비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제시해야 하는 만큼, MMF로 예-대 마진을 만들어 냈던 금융기관들이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 오른 만큼 물가도 따라서 올랐는데, 종전 대신 금리 인상을 이어갔던 것의 후폭풍을 은행이 고스란히 짊어지는 격”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즉 은행이 위험해지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이 은행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3월 31일 ‘실리콘밸리’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금리 상승이 만들어낸 재앙, 천천히 진행되는 재앙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는 “실리콘밸리뱅크 파산 이후 미국 금융 시스템에 더 많은 재산 압류·폐쇄 사태가 닥치는 ‘느리게 진행되는 재앙’이 찾아올 것”이라면서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이 금융 시스템에 균열을 만들었고, 이에 따라 장기 국채 가격이 폭락한 결과, 은행들 자산 가치는 줄어들고 부채 부담은 커지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설마 여기가 망할까?’라고 생각했던 주요 은행들이 순식간에 붕괴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버티기’에 들어간 은행들 중 몇 군데가 더 무너질 경우에는 금융위기가 시장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는 지적도 내놨다.

국내 빅데이터 여론에서도 유사한 인식이 나타난다. ‘실리콘밸리’와 함께 나타난 ‘우려’, ‘금리’ 등의 키워드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주원인이 된 금리 인상이 준 타격이 시장에서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는 인식을 담고 있고(이상 붉은색 키워드), ‘하락’, ‘국내’, ‘은행’, ‘사태’ 등의 키워드들에서는 국내에도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난다(이상 하늘색 키워드).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은행들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분석이 속속 나오자 미국 주요 은행 주가지수 ‘KBW 나스닥 뱅크 인덱스’는 전날보다 1.22% 하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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