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비요’가 기업가치 34% 하락에도 주목받는 이유

클라비요 IPO 계획, 공모가 최고액 27달러 34% 하락에도 상장 후 낙관적 전망 의견 지배적 경쟁사 비교 데이터 분석, 숫자 더 나아질 것

지난 11일 IPO(기업공개) 계획을 발표한 ‘클라비요’의 상장 후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의견이 제기됐다. 투자 전문 씽크탱크 피치북 관계자는 기상장된 동업 업계 유사 기업인 브라즈(Braze)와 비교 데이터를 근거로 기업가치 성장을 전망했다.

IPO 시장 기대주 클라비요, 지난해 대비 기업가치 하락

클라비요가 발표한 IPO 계획에 따르면 클라비요 주당 공모가는 최고액 27달러, 기업가치는 약 63억 달러(약 8조3,481억원)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평가액에 비해 34% 하락한 수치다. 투자 전문가들은 클라비요 기업가치 하락 요인으로 기술주 침체로 인한 경기 둔화를 지목했다.

사진=klaviyo

2012년 설립된 클라비요는 마케팅 자동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고객사가 보유한 고객 정보를 활용해 이메일과 SMS를 활용해 원활한 고객 관리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개발한다.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분야 선도기업 중 하나인 클라비요는 지난해 95억 달러(약 12조5,941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바 있으며, 현재까지 쇼피파이(Shopify), 서밋파트너스(Summit Partners), 엑셀(Accel), 샌즈캐피탈(Sands Capital) 등 다수 투자자로부터 약 7억7,850만 달러(약 1조315억원)의 VC 자금을 유치했다.

당초 SaaS 업계의 IPO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클라비요는 침체기에 빠진 IPO 시장 영향에 따라 예상보다 낮은 IPO 성적을 거뒀다. 허나 하락한 기업가치에도 불구하고 투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업 공개 후 클라비요 성장 가능성에 대한 낙관적 의견이 지배적이다.

브라즈 비교 데이터 근거 제시, “클라비요는 성장할 것”

피치북의 수석 신기술 애널리스트 제임스 울란(James Ulan)은 “클라비요의 현실적 시장 위치를 파악하려면 클라비요보다 더 큰 SaaS 영역에서 유사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시장 경쟁 기업인 브라즈와 비교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치북의 기업 데이터를 근거로 클라비요의 성장을 전망했다. 울란이 공개한 피치북 자료에 따르면 클라비요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5억8,500만 달러(약 7,751억원)의 누적 매출과 4억4,100만 달러(약 5,84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반면 브라즈는 4억2,000만 달러(약 5,566억원)의 총매출과 2억7,300만 달러(약 3,618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수익률은 비슷하지만, 클라비요의 절대 금액이 높기 때문에 브라즈보다 실질 수익이 우위라는 게 울란의 설명이다.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클라비요는 브라즈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비요는 지난해 9월 서비스 가격을 인상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을 전년 대비 54% 증가시켰다. 울란은 “2023년 SaaS 업계 전체가 매출이 둔화한 것을 볼 때 클라비요의 성장세는 업계를 놀라게 했다”고 밝혔다. 클라비요가 발표한 50% 이상의 성장률은 기상장된 SaaS 기업 중 상위권에 속한다. 반면 브라즈의 올해 1분기 매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1%로, 지난해 4분기 대비 40% 성장했다. 클라비요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견고하게 성장 중인 셈이다.

TTM 대비 가치, 브라즈와 유사

피치북 수석 신기술 리서치 애널리스트 데릭 에르난데스(Derek Hernandez)도 클라비요 성장 의견에 동의했다. 에르난데스는 향후 12개월 전망치(NTM·Next Twelve Months)와 지난 12개월 누적(TTM·Trailing Twelve Months) 매출 대비 기업가치를 근거로 클라비요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4일 기준 브라즈의 시가총액은 45억 달러(약 5조9,638억원)로 NTM 매출 대비 9.6배, NTM 총수입 대비 14.0배, TTM 매출 대비 11.2배, TTM 총수입 대비 16.5배로 거래됐다. 반면 클라비요는 2021년 5월 91억5,000만 달러(약 12조1,283억원), 2022년 7월엔 94억 달러(약 12조4,597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이는 2022년 총매출액 대비 약 25배, 총수익 대비 약 3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재 클라비요가 IPO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약 63억 달러(약 8조3,506억원)로 지난해에 비해 34%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즈와 비슷한 TTM 매출 대비 10.7배, TTM 총수입 대비 14.2배를 기록한 것이다.

에르난데스는 “클라비요는 하락한 가치 평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12개월 누적 매출액 기준으로 기상장된 브라즈와 비슷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 데이터를 기준으로 향후 성장세를 보여주는 향후 12개월 예상 매출액을 비교, 추산해 클라비요의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klaviyo

NTM 대비 가치 비슷해도 성장 가능성은 높아

클라비요, 블라즈와 같은 퍼블릭 SaaS 기업의 최근 NTM 매출 대비 기업가치는 지난해 대비 약 20% 하락했다. 현재 기상장된 SaaS 기업 중 12개의 기업이 NTM 매출 대비 약 10배 수준으로 거래 중이다.

에르난데스는 클라비요가 브라즈와 비슷한 수준의 TTM 대비 기업 가치를 평가받더라도 성장 가능성을 근거로 클라비요의 가치 상승을 예견한다. 타깃 소비자층이 다르기 때문에 브라즈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중견기업 이상을 타깃으로 하는 브라즈는올해 9월 기준 총 1,866개의 고객사를 보유 중이다. 반면 클라비요는 소상공인까지 포함한 SMB(Small and Medium-sized Business) 전략으로 약 13만3천개의 고객사를 보유했다. 에르난데스는 “중소 고객으로 시작해 대형 고객으로 올라가는 전략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더 쉽다고 생각한다”며 클라비요의 영업 확장 가능성을 예상했다.

울란도 클라비요의 상장에 대해 “결국 빠른 매출 성장을 증명하는 기업이 높은 가치를 평가받는다는 불변의 공식이 재확인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SaaS 업계 성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그들의 성장세는 여전히 놀라운 수치”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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