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급물살 탄 동부이촌동, 반도아파트 재건축 확정

"용적률 높다" 재건축 지지부진하던 반도아파트, 사업 급물살
동부이촌동 고삐 풀어준 서울시, 서빙고아파트지구→지구단위계획으로 변경
정부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으로 재건축 문턱도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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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용산구 동부이촌동 반도아파트/사진=용산구청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재건축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있다. 27일 용산구는 최근 반도아파트에 대한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완료한 결과 ‘재건축(42.92점)’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구청은 반도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에 안전진단 최종 통과를 통보했다. 올해 들어 서울시가 동부이촌동 일대의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한 가운데, 인근 단지의 사업이 빠르게 진척되는 양상이다.

반도아파트, 준공 47년 만에 재건축 확정

동부이촌동 한강 변에 위치한 반도아파트는 1977년 준공된 소규모 단지(지상 12층, 공동주택 2개 동·199가구)다. 지난 2000년 무렵부터 재건축·리모델링 추진을 위해 움직여왔지만, 213%에 달하는 용적률에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업 진전이 지지부진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규제 완화 릴레이’가 이어지며 재건축이 본격화됐다.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지난 1월 용산구에 정밀안전진단을 요청했으며, 이번 판정으로 재건축이 최종 확정됐다. 재건축 확정의 일등공신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이었다. 반도아파트는 이전 제도 기준으로 ‘조건부 재건축’에 해당하는 점수(42.92점)를 받았지만, 정부의 안전진단 기준 완화로 무사히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반도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렉스아파트(1974년 준공)는 이미 재건축을 통해 한강 변 최고층 아파트인 ‘래미안 첼리투스(56층)’로 변신한 상태다. 반도아파트와 함께 재건축을 추진 중인 한강맨션, 한강삼익 등 여타 단지 사업이 모두 마무리될 경우, 동부이촌동 한강 변 일대의 스카이라인이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동부이촌동 재건축 밀어주기

동부이촌동은 한강 조망권을 갖춘 데다 주거 환경이 우수해 1970년대부터 ‘전통 부촌’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노후 주택이 급증했고, 거주 여건 역시 악화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6월 제8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개최, 서빙고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으로 바꾸는 내용의 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 동부이촌동의 재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아파트지구’는 1976년 대량의 아파트를 신속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한 제도로, 특정 주택용지에 아파트만을 건축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던 시기에는 밀집 인구의 거주지를 확보하는 역할을 수행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오히려 도시계획에는 방해가 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아파트지구 제도는 2003년에 폐지됐고, 일부 아파트지구만이 부칙에 남은 경과 규정으로 유지돼 왔다.

서울시는 서빙고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으로 바꾸고, 각 단지들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서 유연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단지는 △신동아 △한강대우 △우성 △한가람 △코오롱 △강촌 △한강맨션 △한강삼익 △왕궁 △반도 등 총 10곳이다. 토지 용도·높이 규제가 완화되며 동부이촌동 인근 단지들은 보다 편하게 재건축 정비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정부의 각종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이 힘을 보태며 동부이촌동 전반이 ‘변신’에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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