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와 손잡고 동남아 시장 공략 나선 CJ ENM, “글로벌 시장 내 존재감 키울 것”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로 동남아 시청자 공략
‘영화는 부진-OTT는 약진’ 파라마운트
CJ ENM “해외 진출 위한 조직 재정비 완료”
티빙
사진=티빙

미디어 그룹 CJ ENM이 동남아시아 OTT 시장 공략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자사가 운영 중인 티빙과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가 공동 투자한 드라마 등 자체 콘텐츠를 홍콩법인을 통해 동남아 시청자들에게 선보여 해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북미 시장에서 검증 완료’ 티빙 콘텐츠로 동남아 시장 겨냥

4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 홍콩법인은 최근 파라마운트 글로벌 콘텐츠 배급사업부와 국내 콘텐츠 관련 아시아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판권 계약의 대상이 된 콘텐츠는 티빙과 파라마운트+가 공동 투자한 작품들로, 최근 공개작인 <운수 오진 날>을 비롯해 <욘더>, <몸값> 등이다. CJ ENM은 홍콩 법인을 통해 이들 드라마 포함해 총 7편의 드라마를 아시아 OTT 시장에 공급한다.

지난 11월 24일 파트1 공개에 이어 이달 8일 파트2 공개를 앞둔 <운수 오진 날>은 한 평범한 택시 기사가 고액을 제시하는 지방행 손님을 태우고 가다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성민과 유연석, 이정은의 압도적인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탄생한 만큼 드라마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주목받을 경우 웹툰과의 동반 흥행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의문의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아내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을 찾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멜로 드라마다.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 <사도> 등 다수의 인기 영화를 탄생시킨 이준익 감독의 첫 시리즈 도전작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파라마운트+를 통해 공개된 미국 시장에서 올해 4월 ‘가장 많이 시청된 인터내셔널 시리즈’에 꼽혔다.

동명의 단편 영화를 시리즈화한 <몸값>은 치열한 몸값 흥정이 벌어지던 건물에 대지진이 덮치면서 펼쳐지는 스릴러를 그린 작품이다. CJ ENM과 파라마운트의 협업 덕을 가장 많이 본 작품으로 꼽히는 <몸값>은 지난 10월 파라마운트+ 공개 후 불과 일주일 만에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멕시코, 호주 등 26개국 TV쇼 부문 1위를 휩쓸며 글로벌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21년 처음 체결된 양사의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이 한층 확대된 배경으로는 2020년대 들어 영화 제작 및 배급 사업에서 큰 손실을 본 파라마운트가 OTT에서 만회의 해답을 찾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올해 2분기 파라마운트의 순손실액은 2억9,900만 달러(약 3,901억원)로 전년 동기(4억1,900만 달러·약 5,468억원)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는데, 북미와 유럽, 중동 등에 서비스 중인 파라마운트+의 매출이 47%가량 급증하며 손실 폭을 줄였기 때문이다.

밥 배키쉬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최근 스트리밍 플랫폼을 확장하고 전통적인 산업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사업 유형을 모델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며 “이는 앞으로 회사의 상당한 이익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이후 3분기 파라마운트의 매출은 71억3,000만 달러(약 9조3,80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24%에 가까운 16억9,000만 달러(약 2조2,054억원)의 매출이 OTT 서비스에서 발생했다.

“한국이 좁다” 글로벌 제패 나선 CJ ENM의 야심

CJ ENM 역시 국내 사업 성장의 둔화를 해외 시장에서 만회하려는 모양새다. 국내 시장의 파이가 작은 만큼 경쟁 포화를 벗어나 글로벌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이를 통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2021년 파라마운트의 FAST(광고 시청 무료 OTT) 서비스 플루토TV에 ‘K콘텐츠 by CJ ENM’관을 개설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 CJ ENM은 이후 NBC유니버설의 OTT 피콕에도 ‘CJ ENM 픽스’관을 열어 자사가 보유한 드라마와 영화, K팝 방송 등을 공급했다.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건 CJ ENM의 노력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전체 매출 4조7,922억원 중 무려 29.9%를 해외 매출이 차지하며 전년(12.9%) 대비 17%p 증가한 것이다.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의 드라마 해외 판권 계약 3,678억원을 비롯해 CJ ENM의 전체 해외 매출은 1조4,328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4,592억원)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한 규모이자, 창사 이래 최대 해외 매출 실적이다.

CJ ENM은 올해 상반기 진행된 대규모 조직개편 과정에서 해외 사업 시너지 강화를 위한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K-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본격 주력 사업으로 내세웠다. CJ ENM 관계자는 “폭스사 출신 정우성 글로벌사업본부장을 중심으로 조직을 효율적으로 재정비한 만큼 해외 시장에서 자사의 존재감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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