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어리 폐기물에서 로켓 발사 원료로”, 가축 분뇨 활용 가능성 ‘활짝’

日 우주기업 바이오메탄 연소 실험 성공
“지속 가능한 기술, 환경친화적 산업 중요”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오염 최소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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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테크놀로지스의 ‘제로 프로젝트’ 중 가축 분뇨 활용 메탄가스 연소 실험/사진=인터스텔라테크놀로지스

일본의 우주개발 스타트업 인터스텔라테크놀로지스(Interstellar Technologies, 이하 인터스텔라)가 가축 분뇨를 사용한 로켓 실험에 성공했다. 인터스텔라는 발사장 인근에 위치한 농장에서 소의 배설물을 공급받아 만든 메탄가스를 이번 실험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바이오 에너지로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는 가운데 이같은 참신한 시도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소의 분뇨에 액체산소 산화제 결합, 약 10초 연소

미국 항공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일본 기업 인터스텔라가 이달 7일 홋카이도 소재의 우주공항에서 소 배설물의 메탄을 활용한 로켓 연소실험에 성공했다고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제로(ZERO)’라 명명된 해당 로켓은 길이 32m, 지름 2.3m의 소형 위성 발사체다. 2025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개발 완료 후에는 약 800㎏의 물체를 지구 저궤도로 쏘아 올릴 계획이다. 인터스텔라 측은 “소의 배설물에서 추출한 액체 바이오메탄 연료를 제로 로켓 추진체에 주입해 약 10초 동안 연소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소의 분뇨에 액체산소 산화제를 결합해 연소시켰다는 설명이다. 실험에 필요한 가축 분뇨는 인근 지역의 농장 두 곳에서 조달했다.

인터스텔라는 2017년 첫 우주 로켓 ‘모모(MOMO)’를 발사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첫 발사와 이듬해 2차 시도에서 실패를 거듭한 모모는 2019년 5월 3차 시도 만에 목표치인 100㎞ 고도를 넘어서면서 일본 민간 우주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인터스텔라는 모모 프로젝트를 통해 습득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궤도 발사체 개발까지 해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가축 분뇨 연료 실험에 성공한 제로는 이같은 궤도 발사를 목표로 추진된 첫 번째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최대 1톤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연내 정적 발사 테스트(static fire test)를 앞두고 있다. 인터스텔라 측은 “지속 가능한 로켓 연료로서 액체 바이오 메탄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고 이번 실험의 성과를 평가했다. 다카히로 이나가와 인터스텔라 최고경영자(CEO)는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발사할 수 있는 소형 로켓을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며 “버려지는 가축의 분뇨를 활용해 연료를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환경친화적 우주 산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환경 보호-비용 절감, ‘두 마리 토끼’ 잡는 바이오 메탄

동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메탄은 우주개발 외에도 전 세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매년 5억 톤 이상이 발생하고 그 양이 갈수록 늘고 있음에도 활용도는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렀던 예전과 달리, 탄소와 수소의 결합을 끊고 화학반응을 활성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활용 가능성이 무한대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토리노에 본사를 둔 트랙터 제조업체인 뉴홀랜드(New Holland)는 가축 분뇨에서 생산된 액화 메탄가스를 연료로 하는 트랙터 개발에 성공해 올해 1월부터 판매에 들어갔으며, 인도와 영국에는 바이오메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버스가 도로를 누비고 있다. 또 미국의 대규모 낙농가 페어오크스(Fair Oaks)는 축사에서 생산된 소의 분뇨를 우유 운송트럭의 연료로 활용해 환경 보호와 비용 절감을 동시에 노렸다.

과거 2~3%에 수준에 불과했던 탄소-수소 결합 활성화 반응 생산율은 최근 연구에서 52%까지 치솟았다. 메탄가스를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확대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우리 공공기관 기초과학연구원(IBS)을 비롯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 미시간주립대 연구팀 등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백무현 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 부연구단장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통해 메탄가스를 분해·제어할 수 있다면 온실가스 감축에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원유 시추 시에 발생하는 메탄가스도 분해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탄소와 수소의 결합 활성화를 촉진하는 촉매제로 사용된 고가의 이리듐을 대체할 수 있는 유기금속촉매를 개발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 계속 힘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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