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만한 곡선 그리는 韓 경제 회복세, “‘빨간불’ 켜진 美 주시해야”

KIET "ICT 수요 회복세 이어져, 반도체 등 韓 주력 산업 성장세"
"13대 주력 산업 수출 대부분 확대될 것, 고기능 제품 수요 확대"
美 경제에 '적신호', 월가서도 "1970년대와 비슷한 상황" 진단
사진=Adobe Stock

산업연구원(KIET)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0%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수출 증가를 견인하는 산업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신산업군’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수요 회복세가 이어지고 디지털 전환·친환경화로 고기능 제품 수요가 확대될 거란 진단이다. 다만 최근 미국에서 경기 침체 경고등이 켜진 만큼 우리나라도 낙관하고만 있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부터라도 휘청이는 미국 상황을 주시하고 그에 걸맞은 전략을 세우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KIET “韓 경제성장률 2.0%, 반도체가 수출 견인”

KIET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경제·산업 전망’을 발표하고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0%로 예상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1.4%로 전망한 바 있음을 고려하면, 내년엔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분석을 내놓은 셈이다. KIET는 구체적으로 민간소비가 1.9%, 설비투자가 2.1%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0.2%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은 올해 대비 5.6% 성장한 6,671억 달러(약 859조1,581억원), 수입은 올해 대비 0.7% 감소한 6,406억 달러, 무역수지는 265억 달러(약 34조1,293억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IT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출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견인하지만 증가세는 완만할 것이라는 게 KIET의 설명이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올해 대비 15.9% 늘면서 수출 증가세를 견인할 것이라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 개선 속도는 일각 전망보다 늦어질 것이라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PC, 스마트폰, 데이터 서버 산업의 경우 내년 성장률을 4~5% 정도 보고 있다”며 “일각에서 반도체 성장률이 30% 가까이 될 것이라 보고 있지만, 수요 산업과 반도체 산업 성장률이 다르게 나타나는 부분을 고려하면 성장세 자체는 완만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기조로 인해 KIET가 내놓은 성장률은 여타 주요 기관 대비 상당히 보수적인 편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했고, 우리 정부는 2.4%의 성장을 기대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KIET는 내년 13대 주력 산업 수출은 석유화학(-0.5%), 이차전지(-2.6%)를 제외하고 대다수 산업에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13대 주력산업 수출액은 5,047억 달러(약 649조5,994억원)로 지난해 4,799억 달러(약 617조6,793억원)보다 5.2% 증가할 것이라는 게 KIET의 시선이다. 구체적으로는 IT 신산업군 수출이 올해 대비 11.4% 증가한다. 반도체(15.9%)를 중심으로 정보통신기기(12.7%), 바이오헬스(4.6%) 등 주요 산업 수출도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반면 이차전지 수출은 올해 대비 2.6% 감소할 것이라 전망했다. 기계산업군 수출에 대해선 올해 대비 2.7% 증가 전망을 내놨다. 주요 수출시장 수요 확대로 일반기계(1.0%)와 자동차(2.0%)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특히 조선의 경우 10.2%의 두 자릿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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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경고등 켜진 美, “‘탈출 전략’ 구성해야”

다만 미국 측에서 내년 경기 침체를 예견하면서 우리나라 경제도 덩달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지난 10월 월가 거물들은 미국과 세계 경제에 대해 연달아 비관적 전망을 쏟아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년 6개월 전 내놓은 경제 전망은 100% 틀렸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지난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예측해 긴축에 늦었다는 비판으로 풀이된다. 다이먼 회장은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세 둔화가 경제에 일으킬 부정적 여파를 중앙은행과 정부가 잘 대처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내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조심스럽다”고 역설했다.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이 지난 1970년대와 비슷하다는 진단도 내놨다. 다이먼 회장은 “재정 지출은 평시 기준 최고치로 높아졌고, 중앙은행과 정부가 모든 문제를 관리할 정도의 전지전능함을 가졌다고 느끼는 정서가 팽배해져 있다”며 “지금 당장 금리가 0.25%p 오르든 오르지 않든 큰 차이는 없다. 미 국채 수익률 곡선이 1%p 상승하는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70년대 당시 미국 정부는 베트남 전쟁 비용을 충당하려 재정 지출을 늘린 바 있다. 또 1·2차 석유 파동으로 유가 급등이 겹치면서 물가가 치솟았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초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기준금리를 연 20%까지 높이면서 물가를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극심한 경기 침체를 피해 가지 못했다. 다이먼 회장의 진단대로 70년대와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다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폭풍과도 같은 경제적 재난이 불어닥칠 수밖에 없다. 휘청이는 미국 상황을 거듭 파악하고 적정한 탈출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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