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따라 널뛰기하는 농산물 물가, 11월 기온 20도 넘자 반값 떨이까지

11월 기온 올라가자 노지 채소 가격 큰 폭 하락
10월 농작물 가격 상승에 3.8% 인플레 기록, 11월은 날씨 덕에 하락세 전망
정부 "물가 하락 속도 완만", 농작물·원유 가격 등 움직임에 촉각

11월 들어 갑자기 한낮 최고 기온이 섭씨 20도를 훌쩍 넘기면서 날씨에 영향을 크게 받는 농작물 가격도 안정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0월 중 사과 물가가 최대 72% 인상하는 등 추석 연휴와 맞물려 농산물 가격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듯했지만, 이달 들어 가격이 대폭 인하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강원지역에는 서리가 내릴 정도로 기온이 급강하해 노지 작물들의 작황 부진까지 예상됐으나 날이 풀리면서 생육 환경이 개선된 만큼, 당분간 농작물 가격은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Free lettuce farm image
사진=Openverse

상추, 양상추 등 노지 작물 가격 크게 떨어질 것

농산물 관계자들은 낮 기온이 20도를 넘는 데다 야간에도 10도 안팎의 기온을 유지하자 상추, 양상추 등 주요 노지 작물들의 작황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량이 느는 만큼 가격도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엽채류 가격은 기온과 시장 수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20도 안팎의 기온은 엽채류를 잘 자라게 하면서도 유통 과정에서 썩을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는 최적의 날씨다. 시금치, 상추는 섭씨 15~20도 사이에서 잘 자라는 호냉성 작물로 알려져 있다.

서울 문래동 일대의 마트에서 채소 판매를 관리하는 류씨는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배추 수요가 늘어 상추, 양상추 등에 대한 수요는 상대적으로 감소한 상황인 반면, 노지 채소들의 공급이 크게 늘어 수요-공급 불균형 탓에 시장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 하동 지역에서 양상추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김씨는 “최근 날씨가 좋아 양상추 최상품이 대량 출하됐다”며 “당분간 같은 날씨가 유지될 경우 상추 속이 비어있는지 걱정하지 않고 수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김씨는 날씨가 따뜻해져 병충해 걱정이 늘었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양상추, 통상추를 통칭하는 결구상추에 대한 병충해 예방을 위해 권장약제를 판매하는 신젠타 코리아의 관계자는 살충제에 대한 문의가 지난주 들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상추 재배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경남 하동, 전남 구례 등의 지리산 자락은 토질 및 기후상 병충해에 대한 우려로 농약을 써야 할 이유가 크지 않다. 다만 11월에도 온난 기후가 계속될 경우 여름철 병해충 종합방제와 같은 작업을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상추(양상추포함) 권장약제/출처=신젠타 코리아

물가 하락속도 주춤, 4분기 물가 관리 전략은

지난 10월 사과 가격을 비롯한 주요 농작물 가격이 대폭 상승한 탓에 물가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최근 국내 물가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이상기온 등으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하락 속도가 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 당면한 김장철 먹거리 가격 안정에 주력하겠다”며 “올해 김장 비용을 전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일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으나, 과일류 및 신선식품지수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과일류는 30% 가까이 급등했고, 사과는 무려 72.4%나 폭등했다. 농축수산물 전반적인 물가상승률은 7.3%를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추석 연휴 효과로 5.2% 증가했던 것보다 더 큰 폭의 상승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10월 물가 상승은 추석 및 김장 등의 주요 계절적인 요인이 있어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 있지만, 11월 이상고온 덕분에 채소, 과일 등의 가격이 동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정부도 지난달에 이상저온으로 출하가 늦어져 가격불안이 발생했던 만큼, 이달 들어 다시 기온이 올라 출하 물량이 늘어나면 과일 및 채소류 물가는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이슈 제외하면 물가 불안 요소는 제거, 다만 완만한 상승 예상

정부는 여전히 연말까지 물가 안정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보현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2일 비상 경제장관회의 겸 물가 관계 장관회의 브리핑에서 “예상보다 유가가 높아지고 농산물값도 높아서 당초 흐름보다는 더디게 하락하고 있다”며 “지금보다는 낮은 3%대 초중반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유가·농산물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물가 흐름은 지난 8월에 발표한 전망 경로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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