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를 일상으로, ‘인슐린 펌프’ 개발사 케어메디 260억원 시리즈 B 투자 유치

'케어메디' 투자 유치, 용량 늘리고 부피 줄인 인슐린 펌프 '케어레보' 개발사
당뇨 치료 효율·편의성 대폭 향상하는 인슐린 펌프, 합병증 위험도 줄인다
국내서는 '1형 당뇨병' 환자만 급여 대상, 500만 2형 당뇨 환자 접근성 제고해야
사진=케어메디 홈페이지

패치형 인슐린 펌프 ‘케어레보’를 개발한 스타트업 케어메디가 26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고 6일 밝혔다. 기존 투자자인 아이센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아주아이비투자가 라운드를 리드했으며, 신규 투자자인 한국투자파트너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및 케어메디 임직원의 3분의 2가 투자에 참여했다.

케어메디가 개발하는 ‘인슐린 펌프’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조절해주는 의료 기기로, 의료계 전반에서 편의성 및 치료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인슐린 펌프 급여 대상이 1형 당뇨병 환자로 한정돼 있어 접근성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당뇨 환자의 삶을 개선하고, 케어메디를 비롯한 의료기기 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차후 제도적 지원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삼투기술 기반 인슐린 펌프 ‘케어레보’ 개발

케어메디는 전기삼투펌프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인슐린 펌프 대비 1.5배 많은 300단위(3ml) 용량을 탑재할 수 있는 패치형 인슐린펌프 ‘케어레보’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서강대학교 화학과·융합의생명공학과 신운섭 교수가 개발한 ‘전기삼투펌프’ 기술의 상용화를 목표로 2015년 설립됐다.

전기삼투펌프 기술을 활용하면 마이크로리터(㎕) 단위의 유체를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 같은 조절 능력을 바탕으로 인슐린 용량을 늘리면서 기기 무게와 두께를 기존 제품 대비 3분의 2 수준까지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인슐린 펌프 기기의 부피가 작아지면 상시 기기를 착용하고 있어야 하는 당뇨 환자의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신운섭 케어메디 대표는 “투자유치금 260억원은 연구·개발, 생산기술 확보, 양산화를 위한 운전자금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조속히 제품을 출시해 하루 속히 당뇨 환우들의 편익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5년을 목표로 본격적인 상장에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슐린 펌프’란?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거나(1형) 적게 분비돼(2형) 그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당뇨병 환자는 피하에 자가 주사 형태로 인슐린을 투여해 증상을 완화하게 된다. 기존에는 환자가 직접 인슐린양을 조절하며 시간에 맞춰 주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의료 기기가 개발돼 규칙적으로 적정량의 인슐린을 투여할 수 있게 됐다. 

인슐린 펌프는 환자의 혈당 패턴을 파악해 인슐린 부족분을 보충해 주는 의료 기기다. 평상시에는 기기가 기초 인슐린을 자동으로 주입하고, 식사 시에는 필요한 만큼 인슐린을 추가 주입한다. 인체에서 분비하는 것과 같은 패턴으로 인슐린을 공급해 환자가 정상 혈당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사진=케어메디

인슐린 펌프 치료는 환자 개인의 정확한 인슐린 주입량 결정에 큰 도움이 되며, 환자의 저혈당 발생 빈도를 크게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24시간 정상 혈당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당뇨병 환자의 삶의 질도 크게 향상된다. 아울러 혈액 순환이 원활해져 당뇨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고, 당뇨병 관리 미흡으로 인해 유발되는 당뇨병성 망막병증, 당뇨발, 당뇨병성 신장질환 등의 발병 위험도 줄일 수 있다.

‘1형 환자만 급여’ 인슐린 펌프 접근성 낮은 韓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8월부터 인슐린 펌프용 주사기·주삿바늘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으며, 2020년 1월부터 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인슐린 펌프 본체까지 급여가 확대됐다. 문제는 2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펌프 기기 급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인슐린 펌프 치료 시 300~800만원에 달하는 넘는 치료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있다.

2형 당뇨병 환자의 수는 1형 당뇨병 대비 압도적으로 많다. 사실상 당뇨 환자 대다수가 인슐린 펌프 치료에 난항을 겪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2형 당뇨병은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췌장 기능이 떨어지고, 인슐린이 점점 부족해져 합병증 발병 우려가 높아지는 명백한 위험 질환이다. 이에 의료계 및 당뇨 환우 사이에서는 5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도 인슐린 펌프 의료보험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관련 시위까지 벌이며 급여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가 열린 지난달 18일, 대한당뇨병인슐린펌프협회를 중심으로 모인 1형 당뇨병 환자들은 국회 앞에 흩어져 1인 시위를 벌였다. 인슐린 펌프 건강보험 적용 대상을 1형 당뇨병 환자로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의 권리인 평등권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모든 혁신과 기술 개발은 ‘필요’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아무리 우수한 기술이라고 해도 실제 수요자가 접근할 수 없다면 금세 무용지물이 된다는 의미다. 차후 케어메디를 비롯한 당뇨 관련 의료기기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의 개선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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